땀을 닦으며 에어컨을 진단하는 전문가의 손

땀을 닦으며 에어컨을 진단하는 전문가의 손
🔍 파트너 이야기 · 전문가를 만나다

그는 소리만 들어도
어디가 아픈지
압니다

학력도, 자격증도 없던 열일곱 살이
어떻게 20년 경력의 냉난방 마이스터가 됐나.

🎙 PanSol 인터뷰팀 | 📅 2025년 여름 | ⏱ 읽는 시간 11분 | 📷 밀착 인터뷰
20년
에어컨·냉난방 경력
4,200+
완료 작업
★ 5.0
PanSol 평점
❄️
고○○ 파트너 (54세)
에어컨·냉난방·보일러 전문 · PanSol 파트너 4년차
경력 20년 서울 전역 완료 4,200건+ ★ 5.0 만점 소리 진단 전문

첫 만남은 한여름 빌라 옥상이었습니다. 기온은 36도. 그는 외부기 판을 분해한 채 혼자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.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. 기계는 꺼져 있었습니다.

"뭘 들으세요?"

"방금 껐어요. 꺼질 때 나는 소리가 있거든요. 정상이면 딱 끊기는데, 이 기계는 끊기는 데 0.3초가 더 걸렸어요. 압축기 밸브 쪽이 약해진 거예요."

그는 진단 장비를 꺼내지도 않았습니다. 소리 하나로 알아냈습니다.

· · ·

열일곱 살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

그가 처음 공구를 잡은 건 열여덟 살이었습니다.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쓰러졌습니다. 뇌졸중이었습니다.

"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어요. 형이 있었는데 형도 일을 나가야 했고, 저는 동생들을 봐야 했고."

그는 동네 냉난방 업체에 취직했습니다.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.

"같은 동네 아저씨가 거기서 일했어요. 먹여준다고 해서요. 에어컨이 뭔지도 몰랐어요."

그게 1989년이었습니다. 이제 2025년입니다.

처음엔 살려고 잡은 일이었습니다.
언제부터인지 모르게,
이 일이 살아가는 이유가 됐습니다.

고○○ 파트너 — 인터뷰 중
· · ·

그는 기계의 언어를 압니다

20년이 쌓이면 귀가 달라집니다. 그는 에어컨이 내는 소리를 47가지로 구분한다고 했습니다. 농담이 아닌지 물었습니다.

"셌어요. 진짜로. 메모해뒀어요. 딱 47가지는 아니고, 그쯤 됩니다. 소리마다 의미가 달라요. 기계가 말을 못하니까 소리로 표현하는 거거든요."
🔊
"끼이익" 고음
팬 베어링 마모. 그냥 두면 2~3개월 안에 팬 전체 교체.
💨
"쌔애" 바람 소리
실내기 필터 막힘. 전기 요금이 30% 올라간다는 신호.
🔩
"달달달" 진동음
고정 볼트 이완. 방치하면 외부기 낙하 위험.
💧
"뚝뚝" 물방울 소리
드레인 호스 역구배. 천장 누수로 번지기 직전.
"웅웅" 저음 울림
압축기 과부하. 냉매 부족이나 전원 불안정.
🌀
소리가 없다
가장 위험한 신호. 압축기가 이미 멈춘 것일 수 있다.

"이게 다 외워지나요?" 물었습니다.

"외운 게 아니에요. 들은 거예요. 4,000번 넘게 고치다 보면 몸이 기억해요. 외운 것과 몸이 아는 것은 달라요."
· · ·

전문가에 대해 그가 하는 말

"자격증이 없는 게 콤플렉스 아닌가요?"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.

그는 생각보다 오래 침묵했습니다. 그리고 천천히 말했습니다.

"예전엔 그랬어요. 고객한테 설명할 때 뭔가 뒤가 없는 것 같고.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. 자격증은 '배웠다'는 거지, '안다'는 게 아니거든요. 저는 4,000번 고쳤어요. 그게 제 자격증이에요."
📌 고○○ 파트너의 전문가 철학
  • 01기계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.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. 그 이유를 찾기 전까지는 절대 마무리하지 않습니다.
  • 02고쳤다고 끝이 아닙니다. 고치고 난 다음에 왜 고장 났는지를 고객에게 설명해야 진짜입니다. 같은 이유로 다시 부르는 건 제 실패예요.
  • 03현장이 교실입니다. 저는 고등학교를 못 나왔지만 4,000개의 현장을 다녔어요. 그 현장에서 배운 게 어떤 교과서보다 많습니다.
  • 04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이 먼저입니다. 30분 만에 끝낸 작업이 한 달 뒤 다시 고장 나면, 그건 한 시간 걸린 작업보다 나쁜 겁니다.
· · ·

고○○ 파트너에게 직접 물었습니다

20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게 뭐였나요?
몸이요. 여름엔 옥상에서 40도, 겨울엔 지하에서 영하에 가까운 데서 작업해요. 손이 트고, 무릎이 망가지고. 40대 넘어가면서 몸이 말을 안 들어요. 근데 그게 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. 몸이 힘든 거랑 일이 싫은 건 다른 거니까요.
반대로,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요?
집이 살아나는 걸 눈으로 보니까요. 더운데 에어컨 안 되던 집이, 제가 고치고 나면 시원해져요. 그 변화가 눈앞에서 일어나요. 30분 전이랑 지금이 다른 거잖아요. 회사 다닐 때는 그런 게 없었거든요. 내가 뭘 했는지 보이질 않았어요.
PanSol에서 일하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요?
리뷰요. 예전엔 일 끝나고 나면 그냥 끝이었어요. 잘했는지 못했는지 아무도 말 안 해줘요. PanSol은 고객이 직접 써줘요. 처음에 리뷰를 받았을 때 어색했어요. 54살에 별점을 받는다는 게. 근데 지금은 그게 제 성적표예요. 5점짜리 성적표를 계속 받고 싶어요.
· · ·

3년 전, 초등학교로 출동을 나갔습니다

인터뷰가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. "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냐"고 물었습니다.

그는 잠깐 고개를 숙였습니다. 그리고 지갑을 꺼냈습니다.

3년 전 7월이었습니다. 서울 은평구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 연락이 왔습니다. 6학년 교실 에어컨 세 대가 동시에 멈췄습니다. 기말고사 이틀 전이었습니다.

그날 기온은 38도였습니다.

전기 부하가 한꺼번에 걸리면서 압축기 보호 회로가 트립된 것이었습니다. 세 대 모두 같은 이유였지만, 각각 누전 여부를 확인하고, 배선 상태를 점검하고, 순차 기동 회로를 재설정해야 했습니다. 혼자 세 대를 하나씩 잡았습니다. 세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.

교실에 다시 냉기가 돌기 시작했을 때, 복도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왔습니다.

"아이들이 들어오면서 '시원하다' 하는 거예요. 그냥 그 소리 듣는데... 뭔가 올라오는 게 있었어요. 설명을 못 하겠는데, 그냥."

다음날 학교 행정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. 담임 선생님이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.

봉투 안에는 작은 메모지 한 장이 있었습니다.

초등학교 6학년 아이의 글씨였습니다. 연필로 꾹꾹 눌러 쓴.

"아저씨 덕분에 시험 시원하게 봤어요. 저 꼭 열심히 공부할게요. 감사합니다."

그는 그 쪽지를 지갑 안에 넣었습니다.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.

📝 2022년 7월 · 은평구 초등학교 6학년
아저씨 덕분에 시험
시원하게 봤어요.

저 꼭 열심히 공부할게요.

감사합니다 🌟
— 6학년 4반 이○○ 올림
* 3년째 지갑 속에 보관 중인 원본

"왜 아직 갖고 계세요?" 물었습니다.

그는 쪽지를 천천히 다시 접어 지갑에 넣었습니다. 그리고 말했습니다.

"저는 학교를 못 다녔잖아요. 이 아이한테는 꼭 다녔으면 했어요.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했으니까... 잘 하고 있을 것 같아요. 그냥. 그 생각이 좋아서요."

저는 학교를 못 나왔지만,
그 아이 시험이 시원했으면 됐어요.
그걸로 충분합니다.

고○○ 파트너 — 쪽지를 다시 접으며
· · ·

마지막 질문을 드렸습니다

인터뷰가 끝날 무렵,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.

"언제까지 이 일 하실 거예요?"

그는 웃었습니다. 오늘 처음으로 웃었습니다.

"몸이 허락하는 한요. 아직 고칠 것들이 많으니까. 어딘가에 에어컨 안 되는 집이 있을 테고, 더운데 참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고. 그 사람한테 가야죠."
❄️

그는 오늘도 어딘가 옥상 위에 있을 겁니다.
귀를 기울인 채로.

기계가 내는 소리를 듣고,
집이 다시 숨 쉬도록 만드는 사람.

지갑 속 낡은 쪽지 한 장을 가진 채로.

📌 이 인터뷰는 실제 PanSol 파트너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.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과 일부 세부 사항을 수정했습니다.
🕷 PANSOL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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